2009. 10. 16. 10:42
헤리티지 라고 하는 팀은 상당히 우여곡절 많고
재미난 이력도 많이 가진 팀입니다
제가 처음 접했을 당시 '믿음의 유산' 이라는 이름으로 '김신' 이라는 리더가
팀을 이끌고 있었습니다
(물론 기획적인 리더 말고 음악적인 리딩 말이지요)
처음 접했을 당시의 문화적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는 것이었고
그와 동시에 이 팀이 넘어야 할 벽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함께 느꼈습니다
 - 바로 다음주에 저희 교회 특송으로 
 이름 기억은 잘 안나는데 내한한 흑인교회의 콰이어가 서서 찬양을 했거든요
 일단 외모에서 부터 먹고(?) 들어가니 호응도가 틀리더랍니다
 비슷한 성향의 음악을 동양인이 거의 비슷한 기량으로 처리하더라도
 선입견이라는게 참 무서웠던 것이 바로 전 주에 싸늘한 시선으로
 '믿유'를 보던 사람들이 그 다음주에는 환호의 눈빛으로 '블랙'콰이어를 바라보았으니까요

이제 10년 가까이 지난 지금에 보면
믿음의 유산에서 헤리티지, 그리고 지금은 헤리티지 매스 콰이어에 이르면서
그들은 끈질기게 자신의 음악을 고수하고 실력으로 인정받으면서
일반 기획사와 제휴하여 앨범도 발매하고, 콰이어팀을 따로 모아서 콰이어만의 앨범도 내는 등
나름 성공적인 기반을 닦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헤리티니 매스 콰이어 2집 발매가 이루어지기 전에
큰 변화를 겪게 되었는데,
그로 인해 10년 가까이 헤리티지라는 팀의 참모역할을 하던 기획자와 결별하고
독립된 팀으로 발매하게 되는 첫 앨범이 바로 헤리티지 매스 콰이어 2집(이하 가스펠 2)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서론이 쓸데 없이 길지만...)
이러한 배경을 갖고 이제 제대로 가스펠 2 에 대하여 이야기 하도록 하겠습니다 ^^

여전히 1집과 같다!
이번 앨범도
언제나 그랬듯 지난 10년동안 '실력'으로 인정받아왔던 '믿유' 다운 느낌을 보여줍니다

전체 트랙수가 많은 앨범이 꼭 풍성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번 앨범의 트랙수는 13트랙입니다
어떤 트랙들은 6~7분짜리들도 심심치 않게 있는지라
플레이타임으로 따지면 상당히 풍성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건 믿유시절부터 늘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부분이지만)
국내 창작곡은 전체 곡중에 2곡이고 나머지는 기존 블랙 가스펠들의 번안곡입니다
국내에서 블랙(!) 가스펠 느낌을 제대로 살리는 작곡가를 찾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반증이 될 수 도 있겠고 워낙 외국곡들이 쟁쟁하다는 이야기도 되겠습니다

1집과 조금 다르다!
근데 청감상(?) 이번 앨범은 지난 앨범과 느낌이 살짝 틀립니다
뭐랄까 좀 힘이 빠진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혹자는 콰이어들의 고음에 힘이 없다고 이야기하시는 그런 느낌?

그렇다 보니 조금 의아한 마음으로 다시 1집과 비교해서 들어보았습니다
정확한 차이가 무엇이라고 분석(?)할 만큼 자세히 들어본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드리기는 어렵지만 1집에 비교하자면,
확실히 이들은 '블랙'의 힘을 조금 뺐습니다
촘촘하게 들어갔다 싶은 1집에 비교해서 약간은 성글어진 콰이어의 목소리 구성도 그렇고
리더들의 목소리도 '블랙'에서 '브라운'으로 변화되는 느낌을 보여줍니다
박수나 함성등 흑인 특유의 오버된 리액션 역시도 1집에 비교하면 절제된 느낌입니다
느린 곡들이 포진된 6번 트랙 이후의 곡들은 초반만 들으면
일반적인 다른 CCM 앨범의 라이브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여리게 출발합니다
(물론 곡들이 길기 때문에 한 곡 안에서 완급조절을 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지난 앨범에 비교하자면 완연히 날선 '블랙'을 조금 부드럽게 만들어 놓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이들의 변화가 좋은가?
이건 순전히 청자들의 몫이라고 생각됩니다
이것이 이들의 의도였건 아니건
이번 가스펠 2는 1집에 비하면 조금 더 대중적(?)인 성향을 가미했습니다
10년 전에 맞닥드렸던 싸늘한 눈빛을 떠올리게 만드는 그런 적대감은 없더라도
아직까지 블랙 가스펠이 갖는 생소함을 조금 해소할 수 있는 요소를 남겨두었다는
배려로 볼 수 있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일 지는
전적으로 받는 사람의 마음에 달린 문제이니까요
Posted by Rooms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