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학교'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09.09.30 [잡리뷰] 아버지학교 후기 2
  2. 2009.09.28 [QT BAB] 상처입은 치유자
  3. 2009.09.28 [잡리뷰] 두란노 아버지 학교 수료!
2009. 9. 30. 15:34
아버지학교라는 곳에 대한 좋은 점만을 적어놓다 보니
상당히 이상적인 학교라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세상 어디나 마찬가지로 어느 누구에게나 잘 들어맞고 어느 누구에게나 최고가 되는
모임이나 학교는 없는 법입니다

아버지학교에서도 역시나 그런 부분들이 있습니다
(솔직히 그런 부분때문에 매주 토요일마다
아버지학교에 참석해야 하는지를 갈등했으니 말이지요)

1> 아버지학교에 가장 적합한 대상은 구세대의 권위적이거나 왜곡된 아버지상을 가진 가정의
아버지 당사자나 그런 가정에서 자라 아버지에 대한 쓴 뿌리가 있는 사람들입니다


 - 제가 좀 특별하게 당한(?) 경우인지 모르지만
 저희 조장님이 열심히 주중에 보내주는 문자메시지의 내용이 대부분....
 ' 가정의 아픈 역사는 형제님으로 끝내야 합니다' , '아버지의 권위는 억압에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같은 내용이다 보니...
 왠지 어린 시절에는 피서철마다 여기 저기 가족 여행 다니고, 아버지 출퇴근때 얼굴에 부비부비했던 저로서는
와닿는 내용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이 사람은 문제가 없는 우리집에 문제가 있다고 가정한 상태에서 격려(?)의 문자를 보내는구나' 라는
살짝 삐뚤어진 마음까지 품게 만드는 역효과였다고 보입니다

 - 수업의 커리들 자체도 아무래도 문자의 내용과 맥락을 같이하고
 나눔의 중심 주제도 그렇다 보니 제게 있어서 '배움의 기회' 라기 보다는 '느낌의 기회'가 많았습니다
 
 우연히도 같은 조에 
 '이제 5살바기 딸이 너무 편한 아빠를 보며 맞먹으려 해서 아버지학교에 왔습니다' 
 라는 고민을 가진 아버지가 있었는데,
 아버지학교는 이론적인 부분이나 수업 내용에서 이와 같은 고민을 해결해줄 수 있는 곳은 아닙니다
 단지 아버지라는 역할이 갖는 중요함에 대하여 아버지 자신에게 인지시켜줄 수 있겠지만....

2> 아버지학교는 적어도 자녀와 간단하게라도 대화가 되는 나이에 접어들면 참여하길 권장합니다

 - 이 부분도 앞의 커리에 연결되어 설명드려야 할텐데,
 자녀와의 데이트, 자녀의 좋은 점 20가지, 자녀에게 매일 허깅하기 같은 과제를 가장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시기는
 지금의 제 시기는 아니다 보니 말이지요
 (이제 5개월 지난 우리 딸은 매일 허깅(?) 안하면 서지도 못하고 매일 데이트(?) 안하면 잠자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장성한 자녀를 키워놓으신 저희 조의 연장자 두분의 이야기는 자신들이 30대때에 이런 강좌를 들었다면
정말 좋았으리라 이야기 하지만,
 정작 30대 초반에 이제 갓난아이를 자녀로 둔 아버지로서는 숙제 자체에서 보람을 느끼기 어려운 부분이었습니다
 아내의 좋은 점 20가지 찾기, 아내와의 데이트 등도 아직까지는 신혼이라고 할 수 있는 저희 부부에게 있어서는
 그리 어렵거나 새로운 숙제는 아니었다고 보입니다
 (물론 상황이 매우 특수하거나 어려운 환경의 가정이라면 젊은 나이에도 아버지학교는 큰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 수료식날에는 아내를 함께 불러서 수료식을 진행하는데 저희 아이가 가장 어렸고
 그렇다 보니 신생아나 영아들을 위한 배려는 찾기 어려운게 사실입니다
 (제 성격의 문제지만 전 이것때문에 상당히 수료식 내내 마음이 무거웠구요) 

3> 열린 공간이라고는 하지만 왠만하면 비기독교인은 '열린 아버지학교'로 추천하고 그냥 아버지 학교에는 보내지 말길 권합니다
 
 - 아버지학교는 좋은 전도의 기회가 된다는 이야기를 내부/ 외부적으로 많이 합니다
 그리고 실상 아버지학교의 기본 컨셉은 종교를 뛰어넘은 가정 회복 운동이며 사상적 근거를 기독교에서 가져오는
형태로 구성됩니다.
 근데 이게 아버지학교의 컨셉을 오히려 모호하게 만드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무슨 이야기인고 하니....
 교회의 집회로 보자면 준비찬양에 해당하는 음악들은
 '젊은 그대' ,'애모' ,'우리 만남은 우연이 아니야', '시월의 어느 좋은 날에' 같은 곡들으로 선곡하고
 정작 강사들은 *** 목사님이 맡습니다
 강사들이 목사님이라는 부분 자체에 문제는 없겠지만,
 다섯번의 강좌 중 세번 정도.....강사 목사님들의 화술은
 제 개인적인 시각으로 보자면 상당히 '무례한 기독교'인의 모습이었습니다
 
무례한 기독교
카테고리 종교
지은이 리처드 마우 (한국기독학생회출판부, 2004년)
상세보기


 그 자리에 서면 누구나 똑같은 사영리를 이야기하고 복음을 전할것이라고 생각한 때도 있었지만
 역시나 그 화술의 배려 없는 불친절함 때문에 함께 있던 불신자들의 반응에 노심초사하며 강좌를 들었습니다

 다시 찬양(?)으로 돌아가서.....기독교의 색체를 드러내지 않을 것이면 제대로 감추거나
 드러낼 것이라면 대놓고 기독교적이었으면 좋았을 것을...
 선곡의 어느정도는 위에 같은 반면 갑작스럽게 '하나님께서 당신을 통해' , '온 맘 다해' 같은 곡들이
 튀어나오는 것은 말 할 것 없고 (아버지 학교 주제곡이 '일어나라 하나님의 사람들이여' 입니다...)
 사회자의 언어에서도 '준비 찬양을 해주신 찬양팀에 큰 박수 부탁드립니다' 라는 멘트는
 나에게 있어서 (직업병인지 모르겠지만) 
 '애모, 젊은 그대를 갖고 우리는 무엇을, 누구를 찬양한 것이지?' 라는 질문을 속으로 던지게 만들었으니까요

 - 반면 어느정도 이해는 가는 면입니다 전체 참석인원 70여명에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은 8명이었으니
 전체적인 모임 분위기가 기독교적이더라도 큰 무리가 없었고
 그 기독교적 화술이 무례하고 배려 없더라도 문제 삼고 걸고 넘어갈 분위기도 아니었으니 말이지요
 오히려 교회가 아닌 구청이나 시민단체와 협력하여 열리는 '열린 아버지학교' 라는 프로그램이
 불신자들이나 전도 대상자들에게는 어울릴 듯 합니다.


총평 > 아버지학교의 좋은 점을 적은 지난 소감과 다르게 이번에는
 쓴소리만을 적은듯 합니다만, 아버지학교를 가면 누구에게나 좋을 수 있습니다
 다만 제게 있어서는 5일을 들여서 있을 만한 좋은 것은 아니었다고 봅니다
 (앞서 깊은 상처가 치유되는 가정의 경우에는 이 조차도 짧다고 아쉬워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만)
 두번 정도의 강좌와 5시간이나 들어가는 수료식 대신에 담백하게 진행되는 3시간 안쪽의 수료식이면
 제게는 만족도 100점짜리이겠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렇지는 못했습니다
 즉, 아버지학교는 좋은 프로그램이지만 효율적은 프로그램은 아니었다 는 것이 제 소감이 되겠습니다
Posted by Roomside
2009. 9. 28. 15:22
'상처입은 치유자'
잘 알다싶이 이러한 타이틀이 알려지기로는 헨리 나우웬 목사님의 책 제목입니다

고백하자면 이 책은 9월 저희 교회의 필독도서였지만
저는 아직까지 읽어보지 못한 책입니다 ㅡㅡ;;

그런데도 불구하고 구지 이 타이틀을 들고 나온 이유는
아버지학교를 마치고 나서 접하게 된 상황때문입니다

앞서 이야기했듯 저는 지난 토요일
무학교회에서 열린 중부 40기 아버지학교를 수료했습니다

아버지학교의 조직은 한 조에 약 6명 가량의 아버지가 참가합니다
일반적으로는 10개 조가 한 기수를 구성한다고 하였지만
저희는 12조까지 편성되었고 제가 12조에 속해 있었습니다

의도적이지는 않지만 아버지학교를 참여하는 각 조에는
일반적이지 않은 학교를 올 결심을 할 정도이다 보니
심각하다 싶은 문제가 있는 가정이 1~2가정쯤은 있게 됩니다

저희 조에도 두 가정에 문제가 있었습니다
한 가정은 이미 법적 이혼까지 끝난 상태인데
자식들이 아직 어리기에 함께 살기는 하는 집이 있었고

또 한 가정은 자녀들을 모두 장성하도록 키워낸 상태에
아버지학교가 진행되는 과정중에서도 이혼에 대한 이야기가 오가는 가정이었습니다

학교 과정 내내 그분들의 이야기가 상당히 많은 공감을 불렀고
그분들 덕분에 저희 조의 이야기가 많이 진솔한 방향으로 흘렀으며
함께 이야기하고 공감할 수 있던 덕분에 많은 것을 얻었습니다

그분들이 의도하지 않았지만
그분들이 자신의 허물을 내어놓고 상처를 고백하는 과정만으로
조별 나눔에서 '상처입은 치유자'의 역할을 제대로 하셨습니다

결국 상처입은 치유자라 함은.....
자신의 상처를 그대로 드러내어 남의 상처를 자연스럽게 드러낼 수 있었고
그리하여 다른 사람들이 함께 치유되어가는 과정을 겪을 수 있는 사람을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두분의 아버지들이 이번 아버지학교를 끝내고 한 공통적인 반응은
다른 누구보다 먼저 다음 기수의 아버지학교 자원봉사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이었습니다
수료 소감에서 그들이 밝힌 이야기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5주의 교육은 매우 짧다고 느껴진다
 그리고 내 가정이 조금이나마 회복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 있는데
 나 자신을 계속해서 잡아줄 무언가가 필요하다
 그렇기에 나는 재수를 해야 한다면 재수를 하고 자원봉사를 해야 한다면 자원봉사를 해서라도
 아버지학교라는 울타리 안에서 나의 변화를 지속시켰으면 한다'

매우 간단하면서 명료한 이야기였습니다
그들은 자신의 회복을 간구하기에 다른 이들을 회복시키는 길에 들어선 것이었습니다

비록 책은 못읽었지만
이번 아버지학교가 내게 준 선물은 '상처입은 치유자'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었다는 점이고
그들이 '치유자'가 되어가는 과정을 볼 수 있었다는 점이었습니다
Posted by Roomside
2009. 9. 28. 14:27
지난 토요일에 두란노 아버지학교의 수료식을 가졌습니다
어쩌다가 아버지가 되었다는 이유로 아버지학교에 참여하였고
이런 저런 많은 것을 느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몇 가지 느낌이 있었고, 그 중에는 아버지학교를 가야하나 말아야 하는 고민을 가진
젊은 아버지들에게 조금 참고가 될 수 있는 내용도 있기에
글로 남겨봅니다

 - 아버지학교가 무엇인가?
 - 학교라고 하는데 가면 무얼 배우나?
 - 아버지로서 얻을만한 실제적인 유익이 있을까?

정도의 내용인데 두서 없을 확률이 매우 큽니다
무엇 하나의 주제가 끝나고 다음 주제가 나올 만한 이야기는 아니고
아무래도 주제끼리 연결되고, 주제 외적으로도 곁다리 같은 이야기들도 많다 보니
이야기의 두서없음에 너무 마음 빼앗기지는 말고 그냥 가볍게 읽어주셨으면 합니다

1> 아버지학교라는게 무엇인가?
 제가 참여했던 아버지학교는
중부 40기입니다 15년쯤 전에 온누리교회를 시작으로 이제 2500회를 넘도록 프로그램을 지속하고 있는
아버지에 특화된 교육입니다
 특징적인 것은 기독교에 토대를 두고 있지만 실지 교육의 취지는 종교나 교파를 뛰어넘어
일반적인 가정회복운동에 가깝게 방향설정을 하고 있습니다
  (후에 이야기 하겠지만 이게 방향을 모호하게 만드는 요소가 되어버리긴 합니다)

2> 아버지학교에서 배우는게 무엇인가?
아버지라는 역할에 대하여 여러가지 관점에서 접근하게 됩니다
아버지가 가정에 갖는 영향력을 알아보며
자신의 아버지가 나에게 미친 영향력을 조사하고, 좋던 안좋던 아버지라는 역할이 가정에 주는
영향을 알아보게 됩니다
그 다음 시간에는 아버지라고 하면 피할 수 없는 남성성에 대하여 알아보게 되고
남성으로서 옳은 역할 모델을 제시합니다
이런 식으로 아버지에 대하여 하나씩 하나씩 들어가면서
아버지의 역할에 대하여 바른 모델들을 제시하게 됩니다

3> 실제적으로 아버지로서 얻을 수 있는 득은 무엇인가?
배우는 커리큘럼이 어느정도 체계적인것과 반대로 수업(?)자체는 방만합니다...ㅡㅡ;;
대신 배워서 얻는 이론적이고 체계적인 것 보다는
같은 처지에 있는 아버지들끼리의 나눔이라거나
숙제로 제시되는 아내의 좋은 점 찾기 자녀들의 좋은 점 찾기 같은 것들이
느끼게 하는 점들은 상당히 많습니다
결국 아버지학교에서 배워 얻는다는 부분은 그리 크지 않지만, 느끼는 점들은 상당히 많을 수 있는 것이
아버지학교입니다
Posted by Rooms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