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6. 30. 13:32
지난 게시물에 프로듀서와 작사 작곡가의 롤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했습니다
보통의 CCM들(특히나 요즘의 CCM들)은 작사가와 작곡가가 전문적인 분업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입니다

가수와 작사 작곡가도 보통은 한 사람인 경우도 많으니
작사가와 작곡가의 전문적인 분업이라는걸 기대하기도 어려운게
현실이지요

그렇지만....
좀 더 전문화된 분업이 이루어지면 어떨까요?
시인이자 가수이자 작곡가인 사람을 찾는 것은 상당히 어렵지만
그냥 시인을 찾는것은 쉽고
노래를 잘하는 사람을 또 따로 찾기는 그나마 쉽고
멜로디를 잘 붙이는 사람을 찾는 것은 또 그나마 쉬울 듯 합니다

일전에 거론한 적이 있던 책인
박채원씨의 '대중가요 작사' 책을 읽자니
기초적으로 초중고에서 배웠던 시에 대한 지식에 더하여
좀 더 실제적이고 전문적인 지식이 있어야
작사도 효율적이겠구나 싶습니다
(이게 제가 인섬니아관련 포스트를 쓰면서도 살짝 살짝 건드린
압운이니 두운이니, 음절 같은 가장 기초적인 원리 외에도
고음으로 노래를 부르기쉬운 열린발음, 부드러운 느낌의 닫힌 발음 종결등...
별 것 아닌 듯 보이는 작사가가 신경써야 할 것은 상당히 많으니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좋다 싫다를 떠나서
이권희씨가 만드는 멜로디가 갖는 대중적인 힘에 대해
상당히 크게 생각합니다
다만 제 취향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좀 더 생활에 근접한 내용으로 가사가 받쳐준다면 좋겠지만
대부분의 결과물은 경배와 찬양 내지는 선교지향적인 내용이라
현실 생활에 근간을 두고 싶어하는 제게 조금
어려운(?) 가사라는 점이지요

가령 가수에게도 이런 선택의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떨까요?

곡은 대중적이고 가사는 현실적인 노래를 원한다거나
그 반대로 좀 매니아적인 멜로디나 편곡에 가사는 좀 더 찬양과 경배 스타일로 가고 싶다는 등의
선택이 가능하다면

지금보다 좀 더 풍성한 CCM 시장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약간은 엉뚱한 상상을 해봅니다
Posted by Roomside
2009. 6. 23. 14:48
조금은 지난 이야기입니다만
크레이그 데이빗과 휘성이 둘 다 인섬니아(Insomnia - 불면증) 라는 곡을 발표했습니다
전략적으로 두 가수가 공동전선을 형성한 경우입니다

전 요근래에 반복적으로 듣게 되었습니다
두 곡을 번갈아 반복적으로 듣다 보니
두 곡의 노래의 가사 내용은 전혀 다른 내용입니다

영어 버전
I never thought that I'd fall in Love Love Love Love

한글버전
내가 다니는 길은 Love Love Love Love

그 어느 가사에도 공통분모를 찾기 어렵습니다 다만 Love 반복구뿐이지요...

가장 절정으로 치닫는 다른 내용은 곡의 후렴이 되는 부분입니다

영어버전
Because I can't sleep til you're next to me
No I Can't live without you no more

한글버전
바늘같은 걱정을 달고서 오지 않는 잠을 청하고

단순 비교를 하자면 상당히 다른 내용의 가사가 원본을 훼손한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겠습니다만
구지 가장 틀린 내용을 담은 후렴 첫 구절을 예로 들어보인 이유는
골자인 내용은 따르면서 자의적인 번역과 해석을 따르고 한국적인 감성에 오히려 더 어울리는
불면증의 이야기를 담은 한글가사는
오히려 원본과 또 다른 맛이 있습니다
'바늘 같은 걱정' 이라는 표현은 한국어가 아니라면 그 맛을 살리기 어려운 가사이겠구요
가령 직역을 한다면

그대 없이 난 잠을 못이뤄
그대 없이 난 살 수 없어
 (음가 음절을 고려하여 최대한 직역에 가깝게 살린거긴 합니다)

정도가 되겠습니다
근데 이 번역본은 나름 음가도 살렸고 그 안에서 '그대' 로 시작하는 문장에 '어' 자 돌림으로 끝나는 압운까지
모두 충실하게 지켜서 만들었지만
그다지 와닿지 않는 번역이 되겠습니다

매번 계속되어 지적되는 부분이었고
많은 분들이 기독교쪽의 가사 번역승인을 담당하는 단체가 유연하지 못함에 대하여
불만을 토로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도 번역 가사가 느낌을 반감시키는 경우들을 종종 봐왔고
문제로 생각합니다만, 이 부분은 원저작자인 외국의 아티스트들이 원뜻에 가장 가까운 번역을 원한다면
그에 따라야 한다고 생각하기에 크게 무리하더라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번역승인 절차에는 한글가사를 다시 직역하여 영어로 써 보내주기도 합니다)

더욱 크고 심각한 문제는
한국 작곡가가 만들어놓은 곡임에도
순수 한글가사마저 외국 번안곡의 느낌같은 특유의 문법 파괴와 어순변경
그리고 외국어스러운(?) 표현을 많이 접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회중찬양, 예배음악에 유독 외국곡이 많아서 그런지
한국 작곡가, 작사가들의 곡들 중에도 특히나 예배곡에서는
마치 외국곡을 한국어로 옮긴듯(?)한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표현이 천박(?)하더라도
'닭똥같은 눈물을 하염없이 흘립니다
 당신의 사랑을 무엇에 비교할까요?
 골백번을 고쳐죽어도 갚을 수 없는 이 사랑'
같은 가사를 기대하는 것은 너무나 큰 제 욕심일까요?
Posted by Roomside
2009. 5. 22. 12:04
그래도 꼴에 기독교 음악쪽 기획을 한다고 모니터링하는 사이트 중에

Worshipmusic.com 이라고 하는 해외 사이트가 있습니다

요즘 여기나 저기나 시장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인지
컴필이나 베스트 음반 위주의 제품들이 많이 나오고
외국쪽의 분위기는 한국과 사뭇 달라서 그런지
레슨형태의 DVD들이 많이 출시되는 모양입니다

그러던 중에 얼마전에 받은 메일에 조금 새롭다 싶은(?) 상품이 눈을 끌었습니다

MasterWriter

- Songwriting Software Suite (Software)

라고 하는 프로그램인데 간략하게 설명을 드리면
작사가들을 도와주는 프로그램입니다
 모티브가 되는 어떤 단어나 문구에 맞추어 관련된 성경구절이나 격언, 심지어 라임까지 찾아주는 기능을 하는 듯 합니다
 사용해보지 못했으니 어떤 기능이다라는 것은 그저 상품 설명에 있는 영문을
짧은 영어로 해석해서 추정해 볼 뿐이지만 저는 왜 그런지 자연스럽게 눈살이 찌뿌려지더군요

 예배음악이라고 하는 특수한 장르이기에 가능한 툴이기는 하지만
음악 창작이라고 하는 분야를 이렇게 제한시켜도 되는건가 싶습니다

 개인의 간증이라는게 항상 성경 구절이나 설교의 멋들어진 구절만으로 나오는 것도 아니고
언제나 시편기자와 같은 감동을 느끼는 것도 아닌데 말이지요

가요나 팝송에서 이런 프로그램이 나왔다고 하면 아마도
 '막장 프로그램' 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어려웠겠지만, 왠지 예배음악에서는 이게 허용될 것 같은
관대한 분위기는 무엇으로 설명해야 할지 씁쓸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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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ooms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