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9. 13. 14:03
불나방 스타 소세지 클럽의 이번 앨범은
아시는 분들은 알다 싶이 이들의 고별 앨범입니다
(인물 검색에 안걸려서 정보를 못걸어 드림을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이들의 해체에 대한 설명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이미 프로젝트 밴드였던 '불나방 스타 소세지 클럽(이하 불별쏘)'는
결성과 함께 해체가 예정되어 있던 밴드이다
프로젝트가 끝나면 해체되어야 하지만
어찌 저찌 생각보다 긴 세월을 이어오게 되었고
정규 음반에 수록하지 못했던 곡들을 모아
EP를 발매하며 마무리를 하게 되었다

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 앨범에 대한 이야기로 들어가기 전에 솔직하게 고백하자면
저는 고질적 신파를 안들었습니다
이들에 대한 첫 대면은 얼마 전에 읽었던 책에 부록으로 끼워져 있던
컴필레이션 앨범에 수록된 '석봉아' 였습니다

의미 과잉에 젖어 있는 CCM만을 듣던 제게
그저 즐겁기 위해 만든 음악이며
여타 의미가 없는 언어유희일 뿐인 '석봉아'는 컬쳐 쇼크에 가까웠습니다
'데 카르챠~!'

범상치 않은 퍼포먼스와 멤버들의 프로필과 이름에서
이들의 공연은 필 관람이겠지만 또 다시 고백하자면
저는 아직 이들을 공연현장에서 본 일이 없습니다

그리고 진짜 객관적이고 전혀 사전정보가 없는 상태로 들은 앨범이
바로 이번에 발매된 EP인
'석연치 않은 결말' 이었습니다


이제 정말 앨범에 대한 이야기로 들어가보겠습니다!
이번 EP는 단촐하게 딸랑 4곡만 수록되어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EP니까 그렇습니다
앞서 설명했듯 불별쏘의 정규 음반에 실리지 못했던
못 다한 이야기들을 담은 곡으로 실린
이번 4곡은 

1. 인간대표쇼
2. 마도로스 K의 대모험 2
3. 뛰뛰빵빵
4. 알엔비(석연치 않은 결말)

입니다
제 견해에서는 버릴 곡 하나 없는 그야말로 주옥같은 명곡들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들의 가사는 유희를 위해 만들어진 가사인데
그들의 삶이 가사를 배반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가수의 이미지가 연출된 면도 크지만) 그들의 사고방식이나 사상이
가사와 대강 잘 들어맞는 이미지입니다

컨셉 역시 고별음반에 맞게
인간 대포쇼는 뒤를 생각하지 않고
환호에 떠밀려 인간대표쇼에 참가하고 예정보다 큰 대포에 올라탔다가
포물선을 그리고 올라갔다가 추락하게 되는 내용을 다뤘습니다
뭔가 상당히 비장해야 하는 내용일텐데
이들의 음악은 유쾌하게 고별을 전하고 있으며
지난 앨범의 주제였던 '고질적 신파'에 가깝습니다

그 외에도 왠지 다음 이 시간에 
다음회의 마도로스 K를 기다려야만 할 것 같은
마도로스 K의 대모험 2라거나
(솔직히 이 음악 때문에 불별쏘 1집의 음악은 모두 구매해버렸습니다....ㅡㅡ;;
2를 들으면서 1을 안들어주면 예의가 아닐것 같은데다가
뭔가 연장선에 있을 법한 음악들이 많을 듯 하니까요)

상당히 일상적이면서도 뭔가 담고 있을 듯 하면서
까보면 아무것도 없는 것은 아닐까 하는 두려움을 주는
'뛰뛰빵빵'도 멋지구요

무엇보다 제가 지금 이렇게 앨범 이야기를 길게 써내려가는 이유인
이 앨범의 가장 큰 백미는 알엔비 입니다!

재미있자고 꼬아 풀기위해 소화하는 장르 치곤
장르를 너무 잘 소화해냈습니다
알엔비입니다! 알엔비!
게다가 촌철살인의 가사!
'이런 비호감적인 음악을 해봤자 더 이상
여자들이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늦지 않았어 그 기타를 팔아 버리고 옷 한 벌을 더 사
노래방에서 연습한 알엔비를 그녀에게 들려줘 베이베'

게다가 피쳐링 후덜덜합니다
'크라잉넛의 한경록, 겔럭시 익스프레스의 이주현...'

가사 액면으로 보자면 홍대 뒷골목에서 인디밴드들에게
칼침맞을지도 모르겠지만 피쳐링이 저정도면
실드처리가 되고도 남음이 있겠습니다!

게다가 센스있게 '설리'를 언급하다니...이런 센스쟁이들!!

이들은 고별까지도 즐겁고 유쾌하게 모든걸 꼬았는데
그게 꼭 가볍게 즐겁기만 한 것도 아니고
꼬아놓은 만큼 신파도 강조되어서 그런지
강렬한 웃음과 눈물을 동시에 선사하는 음반입니다!

강추 앨범이지요!!!

불별쏘의 진면목을 너무 늦게 알아버려 아쉬울 뿐이고
앨범으로만 접할 수 밖에 없지만
열심히 듣겠습니다~! ㅡ0ㅡ /
Posted by Rooms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