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0. 16. 23:06
몇 일 전에 누군가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내용에
어설픈 답글을 달았다가
오해의 소지가 많아서 글 자체가 통으로 날라갔었습니다

짤막한 답글에 과하게 섞인 자의적 해석들이
결국 삭제까지 불러오면서 죄송스러운 상황을 연출하고 말았지만

원문은
'누군가가 간만에 들었던 트리니티 2004가
새롭게 감동을 주었다, 선입견이라고 하는 것이 참 무섭다' 라는 내용이었고
제 답글은
'4년 전쯤 제작된 구보와 동일 가수의 신보들을 들어보면
제작환경이 열악해지는 것이 귀로 들려 아쉽다' 는 내용이었습니다

써 놓고 보니 참 용감하게도 오해의 소지가 엄청나게 많은....
심각하게는 제 밥줄을 위협할 수 있는 글이 되어버렸습니다

의도하고 햇수를 명시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찌 그렇게 되어버렸으니까요

이제 부터 좀 장황한 변명 겸 해명에 들어갑니다
제 진의는 이런 것이었습니다.....짤막한 글에 담지 못해 죄송하지만 말이죠....


기독교 음반을 또 예로 들게 되면 더욱 깊은 오해를 사겠다 싶어서
일반 가요쪽의 음반을 예로 들어볼까 합니다

보아의 앨범중 기존 앨범과 차별성을 제대로 그려준 앨범인
4집 My name, 혹은 5집 Girls on Top을  앨범 단위로 들었을 때와
이번에 최근 발매된 6집 앨범 Hurricain Venus를 들었을 때의 감상은
상당히 다른 것입니다
왜냐하면 4, 5집 앨범들은 앨범 단위로 하나의 말이 됩니다
그 안에 기승전결이 있고 조였다 놓아주는 구성이 존재합니다
그에 반해 6집 앨범은 몇번 반복해 들어봤지만
곡 자체가 좋은 것은 인정해도 앨범 단위로 무언가 말이 되지는 않습니다
그럭저럭 퀄리티 있는 곡들이 나열되어 있는 느낌일 뿐입니다

5년 정도의 세월이 흐른 것이지만
이런 차이는 보편적으로 상당히 극명하게 드러나고
그로 인해 일반쪽에서도 풀렝쓰 앨범 제작은 상당히 드물거나
있어도 구성력이 별로 긴밀하지 않은 앨범이 되고 맙니다
(무언가에서 힘을 잃은 것인데
전 이걸 디지털 싱글 문화가 가져온 폐혜라고 생각합니다)

기독교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아서
던진 말이었습니다
비단 앨범 단위의 구성력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5년 전에 나왔다면
'상술로 탄생한 기획 앨범' 같은 평을 들었을 앨범들이
지금의 기준으로 보자면 명반, 혹은 웰메이드 앨범의 가치를 갖게 되거든요
이건 그만큼 기독교 음악 시장의 힘 자체가 약해져서
과거의 엄격한 잣대를 들이밀 여력조차 없는 것 처럼 보여집니다

반면 과거의 앨범들은 현재 발매되면 넘사벽으로 추앙받을지 모를
수준들의 앨범도 많은 것을 보면 더욱 더 안타깝습니다

시장의 힘이 약해지니 제작환경도 날이 갈수록 열악해져서
어떤 가수든 발표 앨범의 장수가 늘어갈 수록 의욕은 늘어도
환경은 못받쳐주는 슬픈 상황을 맞이하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라

저리 짤막하게 줄여서 써봤지만
역시나 오해의 소지가 많은 글을 과감하게 쓴 꼴이 되었습니다

Posted by Rooms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