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5. 28. 13:27
기독교적 관점에 존엄사가 없다는 기사를 접한 일이 있다
크리스챤 투데이에 있던 기사로 이 발표는 '한국교회 언론회'가
대법원의 존엄사 인정에 대한 판결이 있은지 조금 지나서 발표한 논평의 제목이자
글의 요지였다

논평 전문은 읽어볼 기회가 없었지만
기사에 소개되는 논평의 요지는
'죽음이란 자살, 타살, 자연사만이 존재한며
 사회적인 기능과 활동이 없기에 생명의 가치가 없다는 것은 맞지 않다' 고 밝힌다
그렇기 때문에 '존엄사', '자비사' 같은 여러 가지 선택 가능한 사망의 유형은 없다는 논지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이런 논지는 또 어떨까?
생명 과학이 발전하기 이전의 인류에게 주어진 자연적인 수명과 생명 연장법을 생각해보면
조금은 비정상적으로 생명연장이 이루어진다는 생각은 안해보았을까?
가장 극단적으로는 아직은 SF 스러운 이야기지만 복제인간을 통한 생명의 연장까지....

'자연사'를 막기 위한 인위적인 장치들이 너무 과도하여
스스로 뛰지 않는 심장에 펌프질을 하고
(이는 의료적으로 응급시에 실시하는 심폐소생술과 다른 개념이다
심폐소생술은 일시적으로 뛰지 않는 심장이 다시 지속적으로 뛸 수 있는 자극을 가하는 행위임에 반해
생명 연장 장치로 호흡기를 단다는 것은 스스로는 영구적으로 호흡할 능력을 상실한 장기에
인위적으로 호흡을 시키는 것이기에...)
스스로 호흡하지 않는 사람에게 산소를 공급하는 것이 과연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자연스러운' 생명 연장일까?

질병을 치료하고 고통을 덜기 위한 치료와
장애를 극복하기 위한 휠체어나 목발의 차원을 넘어서는 과도한 치료는
오히려 생명의 가치를 떨어뜨리는 가장 큰 원인이 아닐까 하는 조심스러운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기본적으로 존엄사를 지지한다
이유는 이것이 좀 더 '자연스러운' 죽음(즉, 자연사)으로 이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한국 기독교 언론회가 말하듯 삶과 죽음의 경계를 나누는 것에 있어서 '자연사' 라는 방법을 택한 것이
'자살'과 동일시 되어서도, 그리고 의사결정을 못하는 사람에 대한 '타살'로 규정되는 것도
그리 좋은 구분법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존엄사가 남용되는 것에 대한 고민은 이번 판결을 이끈 대법원도 했던것으로 알고 있고
11월 1심에서 존엄사 인정 판정이 나온 이후로 많은 기독교 단체들이 내놓는 우려의 목소리에서도 읽을 수 있지만
이번 결정의 기본 골자는 환영받을만 하다

이미 '존엄사'라는 단어가 이슈화되기 전부터
'호스피스' 라고 하는 단어는 보편화되었는데
이는 치유 가능성이 없는 말기 암환자 등과 같은 분들이
의연하게 자신의 임종을 직면하고 맞이할 수 있도록 간호하고 고통을 덜어주는 치료를 진행하고
'생명연장'을 위한 치료를 중지한 일종의 요양원이다
기독 언론회의 논지에 따르지만 이 분들이 선택한 것은 '자살'이겠지만
나의 생각에서 보자면 오히려 자연사를 기다리는 사람들이라고 생각된다
Posted by Rooms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