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12. 7. 09:22
지난 게시물에 리플로 CCMER에 달았던 내용입니다 ^^;; 
그리고 이건 제 안에 있는 딜레마이기도 합니다 

왜냐하면 
음악이라는게 그 배경지식을 아는 사람에게 있어서 
그 백그라운드 자체가 가산점이 되거나 감점이 되는 요인으로 작용하니까요 

가령 백그라운드를 전혀 모르는 상태의 완전 새로운..... 
그리고 정보를 차단한 상태에서 순전히 음악만을 들었을 때에의 감동을 믿어야 하는지..... 
아니면 곡을 만든 사람의 인생사에 얽힌 사연들을 조사해서 그것에 이입해서 곡을 보고 해석해야 하는지 
의문을 가져 보신 적 없으십니까? 


가까운 예로는 장기하와 얼굴들이 부른 
'싸구려 커피'를 들으면서 음악 자체로 보자면 
재기발랄하면서도 현실을 잘 반영한 루저문화를 표현하되 
격이 떨어지지 않는 음악으로 많은 호응을 얻었습니다만 
그가 실제로는 서울대생이고 '루저'와 그리 가까운 생활은 하지 않는다는 것이 판명되자 
곡 자체의 가치를 의심하는 사람들이 분명 생겼습니다 

기독교로 접어들어가면 
힐송에서 히트곡이면서도 논란의 중심에 섰었던 Healer라는 곡이 있겠습니다 
이건......CCMer 안에 논의되던 게시물도 있던 것으로 압니다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는 이야기입니다) 


근데 말입니다 
장기하라는 사람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CD로 우연히 접한 재미있는 음악이었는데 
'현실을 잘 꼬집고 우울한듯 재미있으면서도 격이 떨어지지 않더라....' 
와 알고 봤더니.... 
'서울대 출신의 장기하라는 가수가 재미있는 퍼포먼스와 함께 선보이는 음악...쇼일뿐...' 
어느쪽이 좀 더 정확한 평가일지..... 

Healer로 들어가자면 
'치유와 회복에 대한 갈망을 진정으로 노래해서 내 마음을 움직인 찬양' 
과 
'왠 사이비 목사가 써서 갖은 헐리우드 액션을 했던 안좋은 음악' 
어떤 쪽이 좀 더 정확한 평가일지.... 



휘트니 휴스턴의 I Look to You가 휘트니의 삶에 이입되지 않았으면 
이만큼의 감동과 성과를 얻어낼 수 있었을지....아닐지......매우 궁금하지 않습니까? 

가령 저는 모 사이트의 유료 정액제 회원이라서 아래 논쟁이 되었던 음악들은 
아마 CD 구매보다는 MP3 구매를 할 것 같습니다 
당연 부클릿이 없으니 정보를 알 수 없으면 
몰몬태버너클이었던, 안상홍 테버너클이었던 
그냥 '코러스 참 잘 들어갔네 좋네...' 로 끝날 수 있는 평가였겠지요 
아니면 
베이징 오케스트라였던 베를린 필이었던 통일교 필하모니였던 
'오케스트라는 역시 리얼이 감동이야....'라고 평가하고 있었겠지요 
(무식이 죄입니다...ㅎㅎㅎ;;) 

아마 나중에 정확한 사실을 알게 되면 
받았던 감동만큼의 배신감을 느끼게 될까요? 

배경지식이라는거.....아는게 힘일까요? 
아니면 음악....(그러니까 음악적 표현)이 주는 그 자체의 감동으로 
받아들이는게 좋을까요? 


제 안에 일단 있는 답은 
Healer 논쟁으로 이야기하자면..... 
곡자체가 나온 것은 특별한 '감동'에 의한 것이었기에 
작곡가의 배경이 은혜를 가리는 것은 
쓸 데 없는 지식이 내게 들어갈 수 있는 감동을 막아버리는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더 심각하게 이야기 하자면 '성령을 훼방하는 것???' 까지도 가겠지만...ㅡㅡ;; 

너무 감상자의 입장으로 글이 진행되고 있기에 
조만간 글을 접어야 하겠지만 

제작자의 입장에서 논쟁의 여지를 가급적 피해간다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청자를 위한 배려이기도 하고 음악이 제대로 평가받는 길이기도 하니까요 
그렇더라도 피할 수 없는 논쟁(작곡가, 가수 자신의 신상 관련) 이거나 
의도적으로 집어넣은 시도(휴튼의 이번 앨범은 그렇다고 저는....생각합니다)는 
그 자체를 곡 하나, 사람 하나로 떼어놓고 봐야 하는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글을 썼다간 논점만 이상해질거 같고.... 
여기서 마치렵니다 

아직 딜레마이지만.... 
제 경우에는.....제가 아는 만큼 시험들고 아는 만큼 은혜받습니다 
13년전 JC하우스에서 최덕신 공연을 보고 받았던 감동이나 
군생활때 테입으로 듣던 15주년 앨범 '갈망'의 감동이 생생한 만큼.... 
또 8년전에 뜬 소문처럼 들었던 이야기에 받았던 충격은 컸으니까요 

그냥 곡은 곡으로 받아들이게 되는 단계까지 상당히 오래 걸렸지만 
여튼 그랬습니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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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ooms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