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2. 7. 19:18
옛날 옛날 한 옛날에
냇가에 개구리가 살고 있었다
개구리는 생겨 먹은 것이 밤 늦게 까지 울어야 하는지라
냇가 앞에 사는 소년은 개구리 울음 소리에 잠을 설쳐댔다

어느 날 개구리의 울음소리에 너무 화가 난 소년은
무심코 개구리 울음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돌을 던졌다
돌에 맞은 개구리는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너무 심하게 다쳐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겼다

개구리는 죽을 고비가 왔을 때 마다
'내가 이 고비를 넘기고 돌을 던진 사람에게
왜 돌을 던졌냐고 물어보고 답을 들어야 눈을 편히 감지'
라고 생각하며 그 고비들을 이겨냈다
겨울이 지나고 겨울잠을 자는 것도 잊고 상처를 회복시켰다

그렇게 계절이 바뀌고 다친 상처는 아물었다
몸이 회복되자
개구리는 돌을 던진 냇가 앞 집에 사는 소년에게 찾아가 따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개구리가 할 줄 아는 것이라곤
"개골 개골" 하면서 울음소리를 내는 것 뿐이었다

그래서 개구리는 사람의 말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원래는 혀가  길쭉해서 낼 수 없는 발음을 내기 위해
길다란 혀를 돌돌 말아 넓게 만들어 내는 기술을 연마했다

그렇게 계절이 바뀌고 익힌 말이 입에 붙었다
드디어 사람의 말을 익힌 개구리는 냇가 앞에서 소년을 마주쳤다

개구리는 소년을 불러 세우고 물어봤다

"저기요"

소년은 누군가 부르는 소리에 걸음을 멈추고 두리번 거렸지만
사람의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여기요 여기, 개구리"

소년은 놀란 표정으로 몸을 구부려 개구리를 바라보았고
개구리는 소년이 자신의 말을 알아 들었음을 깨닫고
드디어 그렇게도 물어보고 싶었던 질문을 던졌다

"그때 냇가에서 왜 돌을 던졌소?"

개구리는 두근거리는 심장이 마치 입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은 마음이었다
그 돌에 맞아 죽을 것 같았던 시간들도 생각났고
사람의 말을 배우기 위해 노력했던 시간들도 떠올랐다

그리고 소년은 사람의 말을 하는 개구리를 신기한듯 바라보다가
지긋이 눈을 감고 한참을 생각에 잠겼다
개구리는 소년의 반응 하나 하나, 표정 하나 하나를 놓치지 않으려고
유심히 바라보았다

소년은 한참 후에 대답했다

"내가 언제?"

무심코 던진 돌이란 그런 것이다
맞은 사람만 죽을 것 같지
정작 돌 던진 사람은 던진 줄도 모르는 것....
그래서 괜히 이야기 하면 뒷끝 작렬하는 것 같은..... 
Posted by Rooms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