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4. 22. 14:21
1. 들어가면서...
  이제 비밀 아닌 비밀이지만 제가 다니는 회사의 입장에서 보자면
 이번 앨범의 발매를 보게 된 것이 그리 달가운 것은 아닙니다
 자세한 설명은 각설하고서 일반 기획사였다면 아마도 지난 앨범들을 모두 모아
발매일에 맞추어 베스트앨범을 발매하는 일들도 비일비재했던 것을 비춰보자면
 어느 기획사던 소속했던 가수가 어떤 형태로든 이적해서 다른 둥지에서 새 앨범을 발매하는 것을
좋게 보기는 어렵다는 이야기지요 ^^;

 그렇다면 개인적 입장에서 이번 앨범을 바라보게 되면 어떻게 되는가?
 이번 앨범을 바라보는 제 개인의 시각은...
  참 듣기 좋은, 그리고 지금까지 꾸준히 보여주었던 스타일의 잔잔한 앨범을 하나 더 만났다는 느낌과
오히려 한 결 같은 음악이 다음 앨범을 제작하는 데에 있어서 제작자 입장에서는  좀 부담스럽겠다는 느낌을 갖게 되었습니다.
 좀 더 자세한 설명을 해보도록 하지요 ^^

2. 음악에 대하여...
 첫 인트로를 장식하는 곡은 이무하 전도사님의 곡이랍니다
 이무하전도사님의 곡과 한웅재 목사님의 목소리가 만나서 연출하는 분위기는 상당히 기묘합니다
 저음이 짙게 깔린 차분한 이무하풍의 보컬이 나왔으면 딱 이무하의 음악! 이라는 느낌이 들 법한 음악에
 차분하고 청량한 목소리로 읇조리는 듯 한 한웅재 보컬이 나름의 조화를 이룬다는 느낌입니다

그 뒤로 이어지는 곡들에서야 비로소 한웅재 목사의 멜로디, 가사가 나오기 시작합니다
이는 한 3가지 종류의 음악과 주제로 압축이 될 수 있겠습니다

성경속 인물들을 풀어낸 베드로의 이야기나 삭게오의 이야기는 꿈자 시절 보여주었던 '아버지 요셉', '언덕을 넘어' 등에서 보여주었던 그림이 그려지는 자신만의 특별한 화법으로 다가옵니다
 한웅재 목사 자신만이 해낼 수 있는 독특한 스타일의 음악이라고 하면 어떻게 생각하실까 모르겠습니다만
 '소원' 이라는 노래를 어떤 가창력 뛰어난 가수가 부른다고 곡이 살아나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자신의 목소리와 가창력을 정확히 알고 만드는 노래라는 느낌이 강합니다 ^^

이번 앨범에 수록된 양화대교 북단, 어머니의 기도, 사명등은
생활에서 만나게 되는 일상을 노래로 풀어내는 특별한 재주를 가진 꿈자표 음악으로 이번 앨범에서도 유감없이 드러납니다
이 역시도 꿈자 시절에 '소원', '거울' 등에서 보여주었던 화법이긴 합니다만...

새롭게 바뀐 점이라면....
꿈자 6집에서부터 조금씩 시도되어 오던 밴드음악이 적극 차용된 몇 몇 트랙이라고 보입니다
고마운 사람들 이라는 곡이 앨범에 2번 등장하는데 가장 '밴드음악'스러운 곡이며
제가 듣기에 이번 앨범의 엔딩을 장식하는 목소리 버전의 고마운 사람들 은 듣는 사람을 정겹게 만드는 힘이 있었습니다
차분함을 유지하면서 재기발랄하다고 해야할까?
성룡영화의 엔딩을 보면 꼭 넣어주는 NG 장면을 보는 듯 한 서비스를 본다고 해야 할까?


3. 홀로서기...
이번 앨범에서 무엇보다 큰 의미를 갖는 것은
두가지 의미에서의 홀로서기 입니다
 첫번째 홀로서기는 지금껏 몸담았던 기획사를 독립하여 직접 기획사(준비된 의자)를 세운 홀로서기이고
 두번째는 꿈이 있는 자유라는 10년째 유지되던 강력한 팀컬러를 벗어버리는 첫 솔로 앨범이라는 홀로서기인데

기획사에서 부터의 독립은 아직 성패를 논하기에는 많이 이르다고 보입니다
일단 첫 걸음이었던 [꿈이 있는 자유 6집]은 안정적인 첫 걸음이었다고 보입니다
많은 이들에게 평도 좋았고 실지 판매나 앨범 차트에서도 꽤나 오랜동안 순위권을 유지했다고 보였으니까요

다만 이번 앨범과 함께 보자면 앨범의 출시일이 너무 붙어 있어서
오히려 [꿈자 6집]의 흥행(?)에 제동을 거는 견인차역할을 톡톡히 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혼자 해봅니다

기획사로서 '준비된 의자'는
아직은 많은 노하우가 필요할 듯 보이는 대목입니다

두번째 홀로서기인 꿈자에서 솔로 한.웅.재. 로의 변신은
변신의 폭이 크지 않았으면서도 자신의 색깔과 묵상, 그리고 꿈자의 팀컬러를 견인하던 '한웅재' 라는 이름을
제대로 인식시킨 앨범으로 성공적인 홀로서기에 들어갔다 할 수 있겠습니다

4. 바라는 점...
준비된 의자에도 가수 한웅재 에게도 이번 앨범 이후가 오히려 더욱 큰 도전이라고 생각됩니다
기획사에게 있어서는...
나름 CCM 업계의 대형가수(?)라 할 수 있는 사역자가 차린 기획사이긴 하지만
생산적인 음악작업을 진행하는 롱런하는 기획사라고 한다면
다른 가수들(특히나 대박이 될 법한 신인 가수들)을 발굴, 육성하는 작업도 함께 병행되어져야 할 것이고
트렌드에 맞추어 나아가야 유지되고 성장할 수 있을테니까요
 꿈이 있는 자유, 한웅재, 정종원 이외의 새로운 브랜드를 가진 가수나 사역자의 앨범이 발매되었을 때
이 기획사의 제대로 된 성패를 가늠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제 개인적인 바램으로는(회사야 어떤 시각으로 보던) '준비된 의자'가 성공적으로 신인 사역자까지
인큐베이팅하고 CCM계에서 음악적으로 한 축을 담당하는 기획사로 성장해주길 바랍니다

가수 한웅재 에게 있어서 이번 앨범은 솔로 앨범으로 방점을 찍고 싶었겠지만
제가 바라보는 시선으로 보자면 꿈이 있는 자유 6.5집에 더 가까운 앨범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수록되어 있는 트랙들 중 꿈이 있는 자유와 구분되는 한웅재 목사만의 색깔이 나타났다고 생각되는 트랙이
손에 꼽을 만큼 적었으니까요
이 시점부터 문제가 시작됩니다
꿈이 있는 자유는 이미 6장의 앨범을 통해 자신들의 음악 세계를 보여주었고
어느 정도의 정형화된 틀이 있는 음악이다 보니 다음 앨범에서는 좀 더 '가수 한웅재'만의 음악 세계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
(지극히 개인적인 바램으로는 영국의 락씬을 사랑하던 음악 애호가인 '가수 한웅재' 본연의 음악을 듣고 싶습니다)
Posted by Rooms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