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6. 3. 15:22

색깔 있는 팀 Tini...
발매되어 나온 지는 조금 지났지만
이제서야 앨범을 들어보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앨범에 대하여 거는 기대는 무지하게 컸습니다
Tini의 1집이었던 '우주소년'이 보여주었던 몽환적인 모던락 + 펑크의 느낌은 지금껏 CCM의 어떤 팀들보다도 매력적인 색깔을 잘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가끔 1집 앨범을 혼자 들으면서 감동할 때도 있고
즐거울 때도 있으니 말이지요(1집은 2007년 발매되었답니다)

또 하나의 기대를 갖게 만들었던 요인은 이번 앨범을 발표하기에 앞서서 Tini와 P4가 합쳐서 레이블을 만들었고, 이번 앨범은 레이블을 대표하는 첫 앨범이기에....
어떻게든 P4의 참여도 이루어졌으리라는 기대를 가졌으니
앨범에 대한 개인적인 기대는 상당히 크고 강렬했습니다

강한 컨셉을 담은 2집
이번 앨범은 컨셉을 강하게 실었습니다
Part 1 -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Part 2 - 주님이 주신 기쁨
으로 나누어 극명하게 대비되는 컨셉의 곡들로 트랙을 할당했고,
컨셉 역시나 참신하며
홍보의 전략이나 앨범의 특징을 이야기하는 가장 큰 타이틀로
  "이번 앨범은 '컨셉 앨범'이다"
라고 강하게 이야기할 만큼 2집에서는 컨셉에 충실했습니다
(첨부된 MR은 제외하고 수록곡 10곡중 5곡은 Part1 / 5곡은 Part 2 입니다)
너무 강한 컨셉에...
마치 2개의 다른 앨범을 듣는 듯 한 착각까지 불러 일으킬 정도로 큰 간극을 보여주었지요

Part 1 -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티니측에서 제공하는 설명을 빌어 Part 1에 대한 설명을 하자면
'Part1의 타이틀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으로 니체의 동명 저서에서 패러디했다.
니체는 무신론의 입장에서 "인간적인" 이라는 단어를 긍정적으로 사용하였으나
티니는 정반대의 메시지를 지니고 있다
티니의 이 앨범은 인간 가장 내면 깊은 곳까지 가득한 죄악과 타락, 절망을 표현하고 있다
이 메시지는 우리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필요한 이유를 말해주고 있다
칼뱅이 말한 인간의 전적 타락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 음반 자료 中

음악적으로는 모던락에 근간을 두고 있으며 P4가 가세하여 랩으로 지원 사격해주는 Part 1은
근래 들어볼 수 있던 CCM과는 또 다른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팀의 색깔과 보컬의 색깔이 잘 융합되어졌고 Tini1집보다 더 진일보된 사운드를 들려줍니다
가사의 내용이나 메시지는 앞서 설명이 되어 있으니 넘어가고...
5곡이 물흐르듯 흘러가며 주제를 잘 설명하고 있는 수작이었습니다

Part 2 - 주님이 주신 기쁨
다시 음반 자료에 있는 설명을 빌려보자면
 "Part 1이 자물쇠라면 그것을 풀 수 있는 열쇠인 Part 2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기쁨을 얻은
완전한 새로운 삶을 노래하고 있다 (중략) 너무나 강력한 그리스도의 복음 앞에 완전한 기쁨의 색으로
변화가 이루어졌다 '주님 주신 기쁨' 너무 단순하고 명백한 타이틀은 복음의 핵심을 전달한다
십자가를 통한 예수 그리스도의 승리와 기쁨을 찬양하는 바로 그것이다"
   - 음반 자료 中

설명처럼 음악적으로도 쉴 사이 없이 달립니다
1번 트랙인 '나의 슬픔을 주가 기쁨으로 변화시키네' 로 시작하여
5번 트랙까지 빠른 비트로 계속 달려갑니다

컨셉에 맞게 제작되다 보니 어쩔 수 없었는지, 하나같이 빠르게 진행되며
빠르다 못해 따라가기에 숨가쁩니다
그리고 이번 파트의 곡들은 창작곡이 아닌데다 편곡을 모두 의도적으로 빠르게 하여서
Part 1의 모던락에서는 딱 맞는 옷을 입은듯 하던 반주와 보컬의 관계가
Part 2에서는 마치 잘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 
불편하게 빈약한 보컬과 숨가쁜 반주로 이어져서
기쁨을 표현하는 곡임에도 불구하고 듣는 내내 안절부절하게 만들었습니다

아쉽다....
일단 Part 1만을 놓고 보면 이렇게 멋진 음반도 없으리 만치 멋진 음반이었습니다만
Part 2에 들어가면 조금 의아해지는 구성이었기에 아쉬웠습니다
너무 극단적인 대비는 마치 2시간짜리 영화에서 1시간동안 멋진 서론이 깔린 영화가 나머지 1시간동안
쌩뚱맞게 결론을 맺어 (기 - 승 - 전 - 결) 구조에서 (기 - 결)로 바뀐 듯한 느낌을 주었고
Part 2에서 보컬의 컬러나 팀 컬러에 조금 더 힘을 빼거나 '찬양' 이라는 강박을 조금만 벗어났어도
좋을 듯 했습니다
힘 없는 듯 보이는 보컬은 '낭만 고양이' 류의 음악을 모니터했다면 보컬의 더블링으로 극복했을 법 했고
쉴 사이 없이 달리는 듯 한 템포의 배분은 음악을 전체적으로 검토했다면 조금 더 보완할 수 있었을 듯 합니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이번 앨범이 보여준 특별한 시도와
그럼에도 불구하고 Tini 라는 특별한 색깔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다음 앨범과 레이블의 행보는 기대할만 하다고 생각됩니다

Posted by Rooms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