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12. 30. 15:50
요즘은 취미로 퇴근후에 틈틈히 만드는 음악을 갖고
이리 저리 찔러넣는(?) 재미에 여가를 보내고 있습니다

덕분에
어느 학업 과제 발표의 BGM으로 섭외(?)되는 영광도 누려보고
음악하는 인물들에게도 재미있다는 반응도 얻어보았고
꼭 CD를 달라는 인물들도 만나서
즐겁게 CD를 건내드릴 수 있었던 귀한 경험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이 모든 과정에서 더욱 분명하게 얻은 것은
'CCM이라는 음악을 어디쯤으로 설정해야 하는가?'
 라는 부분에 대한 모순입니다

요즘 이래저래 인디음악하는 분들을 뵙게 되거나
일반 음악하는 유명하지 않은 분들을 뵙게되면 느끼는 것이
CCM은 분명 변방음악인데
CCM에서 스스로 판단하는 CCM은 메인스트림입니다
더욱 큰 문제는 태생이 변방인 CCM의 지향점이
메인스트림이라는 점입니다
뭐, 구지 메인스트림이라고 쓴 이유는
이게 인디, 언더, 마이너 한 단어만으로 규정될 부분은 아니라서 그렇습니다
3가지의 모든 요소에서 CCM이 갖는 성향과 지향점은
심각한 모순을 갖거든요

1. 마이너

기독교 음악의 가수나 연주자가 메이저 실력을 갖췄다고 하더라도
종교적인 음악이 일반적인 방송심의를 통과할 수 없는 이상
CCM은 언제나 마이너음악이 될 수 밖에 없는 한계를 지녔습니다
(종교성을 강하게 띈 음악은 방송심의 통과에서 엄청 불리합니다)

그렇다고 CCM을 마이너로 만드는 주제의식(기독교 정신)을 포기하면
그게 메이저 음악이 되어도 CCM은 아닌게 되는 현실을 보면
이건 더욱 그렇습니다

왠지
기독교 음악이 공중파 방송을 타고 가요차트에 올라가는 것을 꿈꾸는 것이
두근거리는 이상형 처럼 바라보는 것,
제가 초창기 겪었던 CCM을 바라보는 시선이었고
지금도 여전히 그 시선과 선망을 버리지 못했습니다

사역섭외에서 일반 개그맨과 가수들이
 과거 CCM 가수들이나 찬양단보다 우선순위에 오르는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봅니다


2. 언더

이 부분은 교계의 모든 부분이 마찬가지로 해당되는 부분인데
원론적인 복음이라는 부분이 갖는 언더정신 내지는 똘끼(?)를
어떻게 해서든 야들야들하게 바꿔 표현할 생각을 하는 부분에서 보자면
CCM이 갖는 특성이
원래는 참 언더적인 느낌의
반체제, 전복적 사상인데
음악으로 넘어오면서 메인스트림 진출을 위해 의도적으로 희석시켜
이도 저도 아닌 것으로 바뀌는 듯 한 인상을 받게 됩니다

세상을 향한 [언더] 마인드의 선포도 어렵게 되었고
그렇다고 CCM이 가지는 최고의 고객층인 교계를 향한
[언더]한 일침도 가하기 어려운 상황을 맞이한 것입니다



3. 인디

상당히 요즘 각광을 받고 있는 단어이고
음악쪽에서 약진이 두드러진 쪽이 바로 이쪽입니다

CCM에서도 실제 인디처럼 음악하시는 분들이 많고
인디음악인들도 CCM쪽에 꽤 많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만
살짝 틀린 부분이 있습니다

인디의 지상목표가 홍대라는 울타리를 벗어나는 것이라면
CCM의 지상목표는 교회의 울타리 안에서 호소력을 갖는 것입니다
(이걸 부정할 분들도 많겠지만 여전히 주요한 타겟은 교회 안에
있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못할 것이다)

이 복합적으로 상충되고 모순되는 요소들을 가득 안고 있는 것이 바로
지금 CCM의 위치입니다

대체 그래서 CCM은 어디쯤에 있냐구요?

글쎄요 저도 여쭙고 싶습니다
CCM은 어디쯤에 있는건지 말이지요......ㅡㅡ;;;;;
Posted by Rooms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