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22. 20:37
이 바닥의 일을 하면서 느끼는 어려움은 비단 시장이 좁기 때문이거나
그리고 장르적으로 가진 모순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하 경어체를 포기하고 글을 진행하겠습니다
혹시라도 읽기 어려우실 분들은 그냥 스킵해주세요!

CCM의 현 주소는 2억 : 1백만?
바로 전의 게시물에서도 비슷한 뉘앙스를 풍겼지만
CCM은 전체 음악 시장에서 10%도 안되는 지분을 차지하고 있으며
그 조차도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이다

실제 종교음악 중 가장 큰 비중이었지만
불교음악은 국악쪽으로 편입되어 파이가 늘어나고
카톨릭음악은 종교에 대한 좋은 인상 덕분에 파이가 늘지만
기독교음악의 경우에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기독교의 슈퍼스타K를 표방하고
오디션을 진행하고 있는 곳이 있지만 걸려 있는 상금의 금액과 혜택을 보면
딱 일반 음악 시장과 기독교 음악 시장의 규모 차이만 보여줄 뿐이다
(슈스케2의 1등 상금은 2억, 이번 크리스쳔슈퍼스타 1등 상금은 100만)

더 나아가서 가령 거기서 우승한다 쳐도
슈스케 이번 시즌 3차 예선 통과하고 데뷔할 가수 보다 못한 인지도를 갖게 될 거라고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이게 지금 CCM의 현실이다
안타깝지만 이것을 타개할 대책은 현상태로는 존재하지 않는다
장기적이고 거시적인 안목은 있겠지만
당장의 상황을 나아지게 할 무엇은 없다고 보는게 좋다

대책이 있긴 한건가?
그렇다면 그나마 있는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대책은 무엇인가?
어렵지만 사명감만으로 제작되고 있는 CCM이
생계를 보장해주는 좋은 대책이 된다는 것을 보여주면 된다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CCM이 돈이 된다는 것을 만천하에 입증하는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기독교 관련 기업만이 아니라 별의 별 곳에서
모두 CCM을 하겠다고 달려들 것이다

사명감만으로 움직이는 것이 아닌 규모가 있는 사업체가 달려들어
상업적으로 멋지게 포장하고 멋지게 제작하는 음악이 나온다는 이야기다

아이돌음악이 지향점은 아니지만
아이돌 음악의 경우에는 사업적인 포인트를 잡았기 때문에
4~5년씩 트레이닝 비용을 지불하며 기꺼이 키워서
가혹한 경쟁을 뚫고 살아남은 스타가 모든 것을 보상해 주길 기대하는 것이
일반적인 아이돌 가수를 키우(?)는 경제논리 아니겠는가

물론 말이 쉬운거지
이걸 이룩하려면 상당히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고 많은 돈도 깨지기 마련이다
저변확대를 위한 고민도 해야 하며 기도와 전략이 함께 병행되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지금 와서 1세대 아이돌 HOT가 방송 나왔던 영상을 보면
혹은 원조 요정인 핑클의 방송 영상을 보면
진짜 유치찬란한 학예회를 보는 기분까지 든다
그만큼 아이돌은 세대를 지날 수록 발전하고 진화했다는 것이다
사업성이 있기에 더욱 큰 투자를 받았고
그와 더불어 연구가 병행되고
실패와 실험이 이어지면서 지금의 모양까지 온 것이다

실로 단기간(?)에 이루어 낸 혁명적인 진화이다
어찌 보자면 기형적으로 커진 대표적인 사례가 되겠지만
받아들일 것만 받아들이고 버릴 것은 버린다고 하면
상당히 멋진 연구자료이자 모델이 되기도 하는게 또 사실이다

아이돌은 너무 먼 나라 이야기 같은가?
그렇다면 좀 더 일반화시켜 보자
누군가 선행실험을 통해 이 바닥이 어떤 곳인지 밝혀 놓는다
그 다음 사람은 이것을 발판 삼아 무언가 더 나은 것을 들고 나온다
그리고 조금씩 발전하다가 상업적인 가능성을 발견한다
가능성을 노리는 대규모 자본을 가진 외부 세력이 들어와서 개입한다
좀 더 큰 그림을 그려본다
라는 일반화된 도식이 존재한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이런 도식에 맞추어 시도했던 적이 있었다
물론 CCM 안에서 말이다
아가파오가 가요톱텐을 목표로 달려서 간을 보고
그 다음에 나온 믿음의 유산이 다른 방향성을 찾아본 다음
일반 기획사의 자본을 끼고 헤리티지로 이름 바꾸어 나온 일이다
(크라이젠의 김브라이언도 비슷한 과정이라고 봐도 되겠지만...)

딱 여기까지만 좋았던 것 같다
그 다음 단계는 아직까지 나오질 않았다는 이야기다
남의 하청 받아서 외주 제작하던 나라들은 어떻게 해서든 성장해서
자기네 컨텐츠를 경쟁력있게 만들 자본과 실력을 모아야 하는데
하청을 받아 만들었을 뿐 그 다음 결과는 아직 나온 것이 없다

왜 안되는걸까?
중간까지 가는(?) 경우는 종종 있었다면
시작부터 중간까지의 해결 고리는 어느 정도 풀어봤다는 것이다
근데 그 나마도 전수되거나 보존되는 노하우가 아닌 것은
모두 각자 혼자이기 때문이다
누가 하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게 되는 것이고
그렇게 하면 아무리 뛰어나도 혼자 완결지을 방법은 없다

쌩뚱맞고 엉뚱한 결론이 아닐 수 없지만
실상 그러하다는게 참 슬프다

그게 각개전투의 한계이고
순수하게 상업적인 마인드를 떠났을 경우에
돈이 될 듯 싶어 밀어봤는데 실상 이 사람은 돈에 관심이 없거나
관심이 있어도 생각보다 돈이 잘 안벌려서 결별하는 수순을 밟아온 것이
지금까지의 상황이라고 보인다

이런 비슷한 상황은 판을 크게 벌일 능력은 없어도
그나마 회사라는 명판을 달고 일하는 나의 직장과 가수들 간에도
항상 있어왔던 것이고 지금도 조율하는 것은 대부분 그러한 것들이다

그들 만의 공급 과잉 인큐베이팅 시스템
혹자들은 여기까지 인내심을 갖고 읽어봤으면
쓰레기같은 필자가 잘 알아보지도 않고 설레발을 친다고 생각할 것이다
분명 백석대학교나 숭실대같이
CCM을 위한 인재들을 양성하는 정규 교육기관이 있다는 점은
기획사 연습생이 누리는 트레이닝 정도를 분명 누릴 것이라는 것이다

아주 틀린 이야기는 아니다
분명 그들은 실력자가 되어 20대 중후반에 사회로 나오지만
대부분 CCM과 다른 분야로 유입된다
심지어 음악과 담쌓고 사는 경우들도 많다
CCM학과라는게 CCM은 밥줄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오히려 적나라하게 증명해주고 있다는 생각은 못해봤는지 싶다

기능적인 실력이 후져서 돈벌이가 안되는 것은 아니다
밥벌이할 공간이 없기 때문에 CCM은 밥벌이가 안되는거다
들어줄 사람이 한정적이라는 것이다

CCM쪽의 실력 좋은 사역자들은 넘치고 넘쳐난다
매년 졸업생을 이렇게 배출하면
조만간 듣는 사람보다 만드는 사람이 더 많을 것 같다
그야말로 공급 과잉이다

규모 있고 장기적인 대책을 원한다면 좀 영악해져야 할 것
실력있는 CCM 뮤지션들을 배출하는데
대부분은 원하는 분야에서 일하지도 못하고
그나마 있는 사람들도 사명감으로 남아 있는게 대부분이라면
무엇이 문제인가?

다시금 똑같은 이야기지만
각개전투를 하기 때문이다

전략에 대한 교본이 있고 인큐베이팅이 된 친구들을 끌어줄 시스템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기독교쪽에 시스템을 갖추고 회사의 모양을 이룬 곳이
얼마나 있는지 돌아보자
커봤자 얼마나 크겠냐만 혼자 다 하는 1인 기업 같은 형태는 빼고 나면
많이 잡아봐야 5군데 정도다

한 회사가 운영하고 돌릴 수 있는 음반과 가수는 얼마나 될 지 머리 굴려보면
이 분야가 무엇이 부족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청취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가수 공급 과잉이라는 표현도 맞겠지만
말을 살짝 돌려 보자면 관리 시스템이 없다는 이야기다

우승 상금이 100만원인 시장에서 갖추는 시스템이
상금 2억인 시장과 같은 시스템이라는 기대치는 갖기 어렵지만
좀 영악하게 돈을 벌기 위한 고민을 하는 그룹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은 그 그룹이 가져갈 몫이 필요하다 보니 기획사에 소속되었다는 것은
가수 입장에서는 조금 덜 가져간다는 뜻이 되기도 한다만
대중음악 시장이라면 혼자 꽃미남에 능력자라는 것을 알리고 다닌다면
1000명의 사람에게 어필한다면
기획사를 끼고 1000만명의 사람에게 어필하는 격이 되는것이라서
1명의 팬에게 얻는 수익을 조금 덜 먹더라도
혼자 확보할 수 있는 팬의 만배 많은 팬을 얻어서 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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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Rooms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