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1. 28. 13:42

내가 성경무오설을 믿으나

문자적 "말씀"이 틀릴 수 있다는 이야기를 변명해보겠습니다


성경은 무오합니다.

무오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제 이해한 바로 따르자면

성경은 그 자체로 하나님이기 때문이며

그 말씀이 육신을 입어 세상으로 내려왔던 분이 예수님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하나님을 믿고 예수님을 구세주라고 시인한다면

당연하게도 성경은 무오해야 합니다

그리고 전 이렇게 성경이 무오하다고 믿습니다


그런데, 성경은 오류투성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전 이런 오류들이 있을 것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도 인정합니다


이게 대체 무슨 개 풀 뜯어먹는 소리인지?


우리가 말하는 성경 무오설은 성경"책" 무오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앞서 말했듯 말씀 그 자체이신 하나님께 오류가 없습니다

단지 말씀이라는 것이 전달되고 가공되고 전재되고 해석될 때 오류가 생기죠


또 다시 장황한 버전의 설명을 붙여보자면

하나님이라는 분은 완전하겠지만

제가 "하나님"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그 완전성이 훼손됩니다

왜냐면 제 인식과 사고에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제 모든 인식과 사고와 경험과 영성을 총동원해서 떠올려도

(혹은 제가 온 세상의 모든 지식을 다 터득하고 좔좔좔 외운다고 하고

감성이 넘쳐흘러 낙엽만 봐도 눈물이 촬촬 흘러도)

그 표현의 범위에 언제나 다 들어오지 않는 존재입니다

(아마 "하나님"이라는 이름으로 스스로를 제한하는 것 자체가

이미 사람을 위한 배려이지 그분을 담는 그릇으로는 매우 작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문자는 어떨까요?

문자역시도 인간이 만들어 놓은

(그리고 하나님이 허락한 배려의) 문화의 틀을 벗어나지 못합니다

어떠한 아름다운 표현을 하고 완벽을 이야기하더라도

문자자체가 담을 수 있는 것의 한계가 존재합니다

또한 성경을 옮겨 적은 저자들이나 후에 편집을 담당했던 이들 역시도

그들의 사고와 인식 안에서 이 일들을 진행합니다

완전한 것에 대한 불완전한 사유와 불완전한 도구로 기록이 이루어지는거죠

이것이 제가 "문자화"된 성경이 무오할 수 없다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정리하자면 "문자화"된 성경은 무오할 수 없습니다

제가 무오하다고 믿는 성경은 "문자화"되기 전의 원형이며

이것은 그 누구도 알 수 없습니다

문자화된 성경은 그것의 일부이며 조각일 뿐이며

극히 제한된 방법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나타난 하나의 표상이죠

(물론 우리에게 주어진 무수한 은총 중에 가장 큰 은총이라고 봅니다만...)


제가 신념적으로 믿는 "성경 무오"와 "문자적 해석의 위험성"은 이렇습니다


언어유희의 말장난으로 보일지 모르겠지만....

가능하면 궁성체로 쓰고 싶군요(...)

Posted by Rooms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