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7. 16. 20:30

지난 글에서

이런 저런 댓글이 길어지면서

계속 거론하던 단어가 바로 "영지주의"입니다


어렵게 설명하자면 한없이 어렵게 설명 가능하고

쉽게 설명하자면 또 아주 맥없이 쉬운 설명도 가능한 이 개념은

일단 검색하면 요렇게 나옵니다


http://search.naver.com/search.naver?where=nexearch&query=%EC%98%81%EC%A7%80%EC%A3%BC%EC%9D%98&sm=top_hty&fbm=1&ie=utf8


초대 기독교의 이단으로 나타난 사상에서 보자면

육은 악하고 정신은 선하다는 이원론의 개념으로 시작하여

예수의 성육신에 대하여 가상으로 나타난 육체라고 보았지

그 인체를 포함한 예수를 하나님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육의 욕구를 철저하게 악하게 보는지라 금욕적 삶을 추구하게 되었고

이는 요즘의 기독교에서도 쉽게 보여지는 현상입니다


참신/ 참인간 예수라는 고백에서 참인간 예수라는 묵상이 상대적으로 약하다거나

세상이 악하다거나, 육신의 정욕은 무엇이든 악하다거나 하는 인식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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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에 제한시키지 않는다면

어느 종교에서나 나타나던 신비주의를 영지주의로 연결시키기도 합니다

도교의 사상이라거나, 고대 힌두, 불교의 사상들도

성찰이나 금욕을 통해 특별한 지혜를 얻을 수 있다는 가르침은 영지주의의 그것과 일맥상통합니다


단어자체가 영적인 지식(or 지혜)인지라

육적으로 깨닫지 못하는 것에 대해 영적으로 깨닫는,

즉 일반적인 사람들은 깨닫지 못하는 것을 특별히 깨달아 알게 되는 것을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지라 영지주의의 또 다른 특징은

자신이 알고 있는 특별한 지식을 남들은 모를 것이라는 인식입니다

그것이 영적이고 깨어있어야 알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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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저렇게 이야기해도

영지주의라는 것은

기독교 안에 참 많이 그리고 쉽게 발견될 수 있는 모습입니다만

영지주의라고 따로 떼어놓고 이야기하면 그게 이단이라고 인식해도

이걸 문화나 정치, 사회와 섞어서 장난치면

이걸 이단적이라고 받아들이기 어려워지는 모양이긴 합니다

Posted by Roomside
2013. 3. 23. 18:28

이 블로그는 원래 CCM을 주제로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있었습니다


그 와중에 이런 저런 이야기들도 듣고

대부분 인정하고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CCM이 요즘 많이 어렵다" 는 것입니다


난해하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상황이 안좋고 회생가능성을 보기 어렵다는 이야기이죠


체감상 상당히 안좋습니다

이전에는 화려했(?)다는데, 지금은 정말 초라합니다

누가 어떻게 나와서 무엇을 하더라도 CCM이라는 장르는 내리막을 걷고 있으며

그걸 막아설 수 있는 것이 보이지 않는 상황입니다


그렇지만 이런 현상은 비단 기독교음악에 국한된 것은 아닙니다

과거 밀리언셀러를 달성했다는 화려한 가수들이 컴백해도

그냥 싱글한번, 앨범한번에 묻혀버리는 것이 지금 대중음악계에도 흔한 현상이죠


더군다나 음반으로 100만장 같은건 지금은 어느 누구도 기대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2012년 통계, 단일 타이틀로 가장 음반을 많이 팔아낸 경우는

슈퍼주니어 정규 6집(맞나요?)이라고 합니다

판매된 장수는 25만장 가량이구요


기독교 음반 시장은 전국민을 상대하는 대중음악과 좀 다르게 기독교인만을 상대하게 됩니다

원래 그런 의도는 아니었겠으나
현실적으로 CCM이란 타이틀을 달고 있는 음반을 비기독교인이 구매할 확률은 아주 적죠


그런 관계로 5000만명을 상대로 판매하는 슈퍼주니어가 25만장을 판매한거라면

기독교 음반 1위는 3만장 가량 판매하면 대강 비슷하게 비율을 맞출 수 있겠죠
작게 잡아 500만 기독교인구라는 통계를 보자면 어느정도 이해가 갈겁니다


그리고 비공식적으로 얻은 정보를 통하자면 2012년은 아니었고
2010년 정도에 대략 2만 5천장 이상의 음반 판매를 이룬것으로 압니다

해당 팀의 인지도는 더욱 올라갔고 아마 올해 집계는 더 나왔을겁니다


이렇다고 하면

음반 시장이 쪼그라든 것은 대중음악이나 기독교음악이나 동일합니다


근데 제가 이 바닥(CCM)에 있어서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듣는지

아니면 원래 더욱 어려운건지

유독 CCM의 어려움에 대한 이야기는 크게 들립니다
생계가 위협받고 아예 설 자리가 사라지는 현실을 말하고 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이게 왜 그렇고, 뭐가 문제인지 좀 휘휘 둘러 몇 가지로 정리해봤으면 합니다


그리고 제가 생각하는 이 모든 현상의 키워드는

CCM이 '접점'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Posted by Roomside
2013. 3. 6. 00:00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

애통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위로를 받을 것임이요

온유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땅을 기업으로 받을 것임이요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배부를 것임이요

긍휼히 여기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긍휼히 여김을 받을 것임이요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을 볼 것임이요

화평하게 하는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의 아들이라 일컬음을 받을 것임이요

의를 위하여 박해를 받은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라



마태복음 5장에 기록된 산상수훈의 내용입니다


산상수훈의 내용은 좀 더 간략한 버전으로 누가복음에도 기록되어 있습니다


예수께서 눈을 들어 제자들을 보시고 이르시되 너희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하나님의 나라가 너희 것임이요

지금 주린 자는 복이 있나니 너희가 배부름을 얻을 것임이요 지금 우는 자는 복이 있나니 너희가 웃을 것임이요

인자로 말미암아 사람들이 너희를 미워하며 멀리하고 욕하고 너희 이름을 악하다 하여 버릴 때에는 너희에게 복이 있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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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 버전으로 보자면

가난하고, 굶주리고, 우는 자, 갈굼 당하는 자들에게 복이 있다고 합니다

종합하자면 사회적 "약자"라고 볼 수 있겠네요


근데  장황버전인 마태복음에 있는 내용으로 돌아가 보면

여기에선 단순히 가난, 기아, 고통, 핍박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거기에 조금씩 무언가가 붙었습니다

'심령이' 가난한 자

'애통'하는 자

'온유한' 자

'의에' 주리고 목마른 자

긍휼히 여기는 자

'마음이' 청결한 자

화평하게 하는 자

의를 위하여 핍박받는 자


그야말로 장황해졌습니다

그리고 누가복음에서 나타나는 대상이 '사회적 약자' 라는 특징으로 이름 붙일 수 있던 것에 비해

마태복음에 나타나는 '복'받는 인물상은 좀 다릅니다


'마음'이 가난하고 슬픔을 품고 있으며, 온유한 자 라고 표현하죠

누가복음에 나타나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심정적 이해를 나타낸다고 보이고

노골적으로 나타나는 메시지에 대한 순화라고 읽을 수 있습니다


그 다음에 나타나는 구절으로 보면 이게 행동강령으로 발전하는 양상을 띕니다

(그래서 제가 보기엔 팔복의 윤리....아닐까 합니다)


의에 주리고 목마른...

의로움에 굶주리고 목마르다는 것은

제 생각엔 사회의 어떠한 상황을 만나도

그것보다 좀 더 의로운 것을 고민하고 추구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세상에서 추구할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사회가 찾아와도

그 안에 남아 있는 불의를 해소할 방법을 고민하는 자세 말이죠


긍휼히 여기는...

공의로움은 사랑과 함께가지 않으면 법가의 사상같아지며

순자의 인간론 같아질 뿐입니다


이런 식의 대응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모르겠지만

팔복은 분명 세대를 아우르는 보편적 윤리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윤리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이해와 불평등 현상 해소를 이야기합니다
(라고 저는....마...그렇게 생각합니다...)


위의 본문에 생략되어 있는 누가복음의 간결버전 팔복의 뒷부분을 이야기하며 마칩니다

아주 흥미로운 것은

누가복음의 산상수훈은 8개의 복은 아니지만

복과 함께 화를 이야기 합니다




그러나 너희 부요한 사람은 화가 있다

너희가 너희의 위안을 이미 받았기 때문이다

너희 지금 배부른 사람은 화가 있다

너희가 굶주릴 것이기 때문이다

너희 지금 웃는 사람은 화가 있다

너희가 술프하며 울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사람이 너희를 좋게 말할 때에 너희는 화가 있다

그들의 조상이 거짓 예언자들에게 그와 같이 행하였다

(표준 새번역)

Posted by Roomsid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