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9. 22. 11:59
회사에서 요즘 JULY 2집 준비로 한창입니다
이미 디지털 싱글 형태로 일부 곡들은 제공되고 있으며
이번에도 여러 NGO단체들에 수익을 배분하는 형태로
음반의 수익금이 좋은 곳에 사용되기도 합니다

번외로......
어제는 아내랑 간만에 (강요된) 데이트를 했습니다
두란노 아버지학교의 마지막 코스인 부부동반 저녁식사였답니다
식사 장소로 가는 도중에 우연히 마주친 안경가게에서 JULY 때문에 반가운 얼굴인
이세준씨의 사진이 걸려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걸 보고 아내와 나눈 대화가 재미난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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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 - '아....이 안경가게가 세준씨가 프랜차이즈하는 브랜드야...'

 아 - '그랬어?'

 나 - '어...음반이 어떻게 되든  이분은 먹고사는 걱정은 없을거야'

 아 - '그럼 취미로 음반 내는거네?'

 나 - '그런 샘이지? 나랑 같네 ㅡㅡ;;'

 아 - '같은건 아닌듯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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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생계에 상관없는 음반인지라 하고 싶은 이야기와 시도가 나올 수 있는 모양입니다
이번에 발매된 조준모 3집도 그런 케이스로 보이고...

사역의 진정성이나 무게라는 측면에서 공격을 받을 수 있겠지만
불황속에서 역시나 지속가능한 딴따라질은 무한한 가능성이기도 합니다

PS> 기획사의 입장에서는 매우 살떨리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어떻게든 팔아서 직원들의 입을 먹여살려야 하는 기획사의 입장에서
 마음껏 실험적인 시도를 한 음반을 받아 들었을 때 어떻게 팔아야 하는지 막막하니까요...ㅡㅡ;;
Posted by Roomside
2009. 9. 16. 17:53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감독 맥지 (2009 / 미국, 독일, 영국)
출연 크리스찬 베일, 샘 워싱턴, 안톤 옐친, 문 블러드굿
상세보기

요즘 영화 볼 일이 정말 없었습니다
아이가 태어나고는 1년 정도 문화생활은 포기하라는 선배(?)들의 이야기는
진정 사실이었나봅니다

5월생이다 보니 터미네이터랑 트랜스포머가 개봉할 타이밍에 딱 갈렸지요
덕분에 지금까지 눈물을 머금고 놓친 영화들이 줄줄이 사탕입니다

그나마 출장가는 비행기에서 운좋게 볼 수 있던 영화가
바로 '터미네이터 : 미래전쟁의 시작' 입니다
(솔직히 밤비행기로 돌아오는지라 필히 자야 하는데
영화를 보기 위해 은근과 끈기로 버텨서 보고야 말았습니다
 - 졸린데다 영어로 본지라 정확한지 확신은 좀 없습니다)

언제나 처럼 서론이 좀 길군요....각설하고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되짚어보자면
타임트립에 대한 혁신적인 개념을 확립하면서
지금까지도 불후의 명작으로 꼽히는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시작인
터미네이터1(1984)으로 시작됩니다
동일한 감독에다 주연배우들, 그리고 1편에는 사라 코너의 뱃속에서만 있던 존 코너를 등장시킨
터미네이터2(1991)까지도 명작중의 명작으로 손꼽히는 타이틀로 들어간 상황에
먹튀 같은 존재가 등장했으니
터미네이터3(2003)입니다
지금까지 타임트립이라는 기초에다가 은근 카리스마 넘치는 메카닉(?)들과
성격있던 캐릭터가 융합되어 마무리에 언제나
'미래는 결정되지 않았다'는 메시지를 전하던 터미네이터 시리즈에서
완전 180도 바뀐 결말 - 우리가 안간힘을 써도 미래는 바뀌지 않았다 - 과
원숭이 같은 존 코너, 당위성 없는 여자 터미네이터, 전편들과 전혀 맞지 않는 설정파괴등...

그 다음에 등장한 시리즈의 네번째인 터미네이터 : Salvation 은 그런 면에서
상당히 불리한 입장을 갖고 출발한 영화입니다
1,2편의 넘사벽급 거장과 콤비가 이뤄낸 금자탑에 먹칠하지 않으면서
 또한 2003년에 거의 망치다 싶은 내용에 대하여서도 어느 정도 이야기를 해줬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이번 작품의 선택은 지혜로운 것이었습니다
1. 타임트립이라는 주제를 가진 SF 물이지만 현대를 배경으로 하는 현대물이었던 영화의 시간을
 미래 전쟁의 시기로 바꾸어 우선적으로 전작들과 비교될 소지를 많이 줄였습니다
 - 이번에는 시간 여행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 첫 극장판 터미네이터가 되겠습니다

2. 3편을 제외하면 1, 2편은 메카닉이 등장은 하지만 많은 내러티브들은 추격/도망 스릴러에 가까웠습니다
 말하자면 사라 코너나 존 코너, 그리고 카일 리스는 공포영화의 살인마에게 쫓겨 다니는
 주인공들 같이 묘사되었죠
 3편은 액션과 스릴러의  중도를 잡지 못하고 많은 시도를 했지만 실패한 케이스인데, 이번에 넘어오면서
 완벽하게 변신을 시도했습니다 - 전쟁영화에 가까운 액션영화가 된것이지요

3. 넘사벽급 배우들을 커버하기 위한 최선의 선택 - 배트맨!!!
 존코너역할에 배트맨의 다크 히어로인 크리스챤 베일을 전격 기용합니다
 실제적으로 에드워드펄롱이라는 카리스마 넘치는 꼬마에서 원숭이로 변한것이 너무했던 탓인지
 이번 변화는 많은 이들이 환영했습니다

결국 공격당할 만한 소지가 있는 부분은 최대한 전작을 피해가고
전작에서 피할 수 없는 요소들에서는 최고의 것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은 어느정도 맞아들어갔습니다
제목에서부터 이번 작품은 시리즈 숫자를 뺍니다
Terminator : Salvation 이지요

스포가 될 수 있는 내용은 제외하고
(라고 말해도 이미 네이버 소개페이지만 봐도 내용의 중반까지 나옵니다)
영화의 퀄리티를 이야기 하자면
전쟁 답게 스케일 있는 액션에 충실하면서 긴장감의 끈을 놓지 않는 수작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게다가 전작들을 감상했던 분들을 위한 서비스 컷들도 요소 요소에 배치하여
나름 전작을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면서도
노련하게 전작의 향수를 불러오는 장치들을 적절하게 배치했습니다
가장 극명한 것은 CG로 처리된 주지사 모델의 등장입니다
이것이야 말로 전작 팬들에게는 제대로 서비스 컷이지요

내용이야 전작에 등장했던 인물들인
어린(?) 카일 리스(존 코너의 아버지)와 존 코너를 기본으로 엮으면서
몇명의 인물들을 더 넣어 갈등구조, 반전을 넣었습니다

이번에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의식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 입니다

더 이야기를 하면 식스센스 보기 전에 '실은 브루스 윌리스가 죽었어' 라고 말하는
나쁜 친구가 되기때문에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전작(특히 1, 2편의 넘사벽급 퀄리티)들을 떼어놓고 보면
상당히 잘 만들어진 수작입니다!

PS> 우연히 접한 정보로는 원래 각본에 있던 결말은 상당히 충격적인것이라고 합니다
쇼킹하기로는 스타워즈 에피소드 3에서 아나킨이 베이더마스크를 쓰는 장면에 비견될 정도였다는데
스크립트가 미리 유출되는 바람에 결말을 부랴부랴 바꿨다고 합니다
 - 속편이 계획되어 있다면 아직도 그 반전의 여지는 유효하게 남아있습니다만
 모르고 보면 그냥 쌩뚱맞은 결말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Posted by Roomside
2009. 9. 13. 22:08
모범생 조준모
CCM 필드에서 조준모라는 이름은 뒤에 붙는 수식어로
'교수'라는 타이틀을 많이 달고 등장합니다
그렇다 보니 조준모의 이미지는 항상 모범적이고 단정한 이미지로 많이 인식되지요

이번 앨범을 발매하기 전까지 발매된 정규 앨범 2장에서 보여주는 느낌은
이미지로 갖추어진 
'가정적'이라는 느낌과 '모범적'이라는 느낌을 넘어서는 무언가를 보여주긴 했습니다만
그렇다고 해서 '삐딱하다'는 느낌까지 주는 경우를 살피기는 어렵습니다

아들에게 들려주는 노래라는 소박한 모티브로 시작해서 그의 대표곡이 된
'그의 생각' 이라는 노래를 뒤집듯 1집 내내 흐르는 재기발랄한 음악들을 생각해 보면
'모범생' 이라는 인상은 그의 이미지를 설명하는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음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2집에서 좀 더 모범생의 이미지를 심화시키는 깊은 묵상의 음악들과
더 나아가 요엘의 동생인 예가에게 해주는 이야기를 담은 타이틀곡 예가는
사람들이 알고 있는 '조준모'라고 하는 사역자의 이미지를 그대로 음반에 반영하는 앨범이었습니다

그렇다면 3집 앨범의 경우는 어떻게 이야기를 할 수 있을까요?
이번 앨범은 그가 하는 묵상이 폭넓고 깊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준 앨범임과 동시에
보통의 모범생에게 기대하는 시선과 또 다른 삐딱함을 느낄 수 있는 앨범입니다

삐딱한 앨범?
첫 곡 부터
그의 아내이자 음악적인 동반자인 허윤정의 챌로가 곳곳에서 받쳐줌은 물론이고
음악적으로 어쿠스틱함을 근간으로 하지만

1집에서 느낄 수 있던 재기발랄함에 깊이를 더한 음악이 듣는 이들을 맞이합니다
가사에 있어서 사역자 조준모가 할 수 있는 묵상이
언제나 일반적이고 올곧은 말만을 하는 '착한' 묵상이 아님을 계속적으로 광고(?) 합니다
이게 상당히 좋은 점이기도 하며
앨범 전체를 구매해야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즉 하나 하나의 음원에서는 음악적인 매력은 있어도 묵상에서의 매력을 느끼자면
앨범을 전체로 구매해야 한다는 단점(?)이 됩니다
 - 이는 마치 주찬양 11집(이었나요?)에 수록된 '루시퍼의 찬양' 한곡 만으로는
음악적 매력은 느껴도 묵상이 되기 어려운 점과 비슷합니다
그 당시에는 음원은 시장이 전혀 없고 음악을 접하려면 음반을 구매해야 하는 시절이었기에
장점으로 작용했겠지만
지금의 시절에는 딱히 장점이라고 보기 어려운 구석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좋습니다만....)

삐딱한 가사들과 묵상이 틀린 묵상은 아닙니다
깊은 통찰과 묵상을 통해 나온 내용이며 그게 듣기에 쉽지 않더라도
독설을 내포하고 있는(혹자가 말하는 독한 CCM이라고 말하는)
이대귀 식의 묵상과는 다른
즐거운 풍자이며 해학을 담고 있습니다

제목으로 보면 낚이기 딱 좋은
'당신은 예배자'의 가사를 보자면
사람들은 물질이든 성욕이든 다른 신이든 아니면 어떤 가치관이든
무언가를 섬기고 살아가며 목숨걸고 살기에 예배자 라는 내용을 담고 있어서
제목에 낚여서 왠지 찜찜한 뒷끝을 경험하기 딱 좋은 곡입니다

'뜨자'라는 훅(!)을 담고 있는 Pyramid도 그렇고
야곱의 이야기를 정말 재미있게 다룬 Heel Grabber도 그렇고
조준모의 삐딱한 묵상은 듣는 이에게 무릎을 치게 만드는 통찰과 함께
조준모라는 가수에 대하여 기대하는 '모범'의 기대치를 배신하여
왠지 모를 쾌감을 선사합니다

그 밖의 곡들.....
타이틀곡인 '어디에' 나 리메이크된 '더불어 함께' 등은
언제나 들어오던 조준모의 음악을 더욱 풍성하게 느낄 수 있는 기회를 주기에
좋은 곡들이며
연애하던 시절의 아내에게 불러주던 노래인 훨훨 역시도
조준모 특유의 감성을 느끼기에 충분한 노래입니다
그리 강한 인상은 아니지만
각 앨범에 가족에게 주는 노래를 하나씩 수록했습니다

그래서....결국.....
이번 앨범은 상업적인 가치로 보자면
크게 성공하기에는 조금 어려울 듯 합니다

의미적으로 보자면 상당히 큰 의미를 지니고
개인적으로 듣기에도 매우 흡족한 퀄리티와 내용들을 지니고 있지만
첫 곡 부터 영어로 불러서 접근성이 떨어지는 대목이나
위에 거론하였듯
참신(?)한 묵상으로 일반적인 내용을 거부한 몇 곡들에서
상업성과는 별개로 시도한 곡들이 눈에 띄면서
아쉬움을 주면서도 또한 상당히 기대감을 주는 앨범입니다

상업적으로 어떤 점수를 받게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음악이나 내용 자체를 놓고 볼 때,
그리고 음반 자체의 소장가치를 놓고 볼 때에는
논란의 여지 없이 매우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앨범임는 분명합니다
Posted by Roomside